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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서북능선종주1] 이 길을 가야하나?

◇山 中 山 터◇/지리산[1,915m]

by 마루현 2017. 8. 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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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logue

 

 

     지리산 서북능선종주를 하기 전날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

     책 제목은 Hygge Life '휘게 라이프' 이다.

     산풀님이 요즘 '휘게' 라는 행복의 개념이 뜨고 있다는 말씀에 뭔가 강한 느낌이 와서 관련된 책을 바로 구입했다.

     일단 첫 부분만 조금 읽었다.

     휘게는 마음의 안락함, 짜증스러운 일이 없는 상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을 즐기는 일,

    '촛불 곁에서 마시는 핫초콜릿 한 잔' 이라는 비유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또 휘게는 집에 머무는 느낌, 안전한 느낌, 세상으로부터 보호받는 느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지리산 서북능선종주는 그와 반대의 감정,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종주하는 동안 불안,두려움,공포,힘듦,불편함,외로움의 감정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위의 표현중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을 즐기는 일' 이라는 말이 있는데 

     오히려 이번 산행에서는 '마음을 불편하게 해주는 것들을 즐기는 일' 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문해 보았다.

     바꿔서 나의 것으로 표현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즐기는 일' 이라고 합리화 해야할까?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등산중에 맞이하게 되는 불안,두려움,공포,힘듦,불편함,외로움 등의 감정들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더 큰 내면의 기쁨과 만족,안락함을 누리고자 하는 고생이라고 위로해본다.

 

     목표한 계획대로 등산 혹은 종주를 마치고 노래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올 때나

     개운한 몸으로 집에서 차 한잔 마시며 사진을 정리하는 시간은 나에겐 휘게의 시간이다.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1

이 길을 가야하나?


일   시: 2017.8.24.(목)

장   소: 지리산 서북능선

♣ 누구랑: 홀 로

코   스: 성삼재->작은 고리봉->만복대->정령치휴게소->큰 고리봉->세걸산->부운봉->팔랑치->바래봉->용산주차장->운봉읍 (산행거리: 약 22km)

 

 

 

 

   ♣ 이런 저런 ♣

 

     작년 이맘때 지리산 중산리~천왕봉~백무동을 산행했었다.

     그 때 품베어님과 우연히 만나서 중산리부터 장터목대피소까지 동행한 추억이 떠오른다.

     이번에도 그렇게 코스를 잡을까 하다가 문득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가 눈에 들어왔다.

     성삼재~만복대~정령치~바래봉~인월까지 약 23km를 걷는 것이다.

     그렇다면 등산객들이 적은 평일에 하고 싶었다.(결국 그곳에는 등산객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요즘 비가 너무 자주 내린다. 장마철 보다도 비내리는 양과 횟수가 더 많다.

     그것도 주말에만 맞춰서 비가 오네~~ㅠㅠ

     산행할 목요일에도 지리산과 남원쪽에 비소식이 있다.

     종주를 미룰까 하다가 비가 비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대체휴무를 내고서 지도 한 장 뽑아들고 구례구 가는 밤기차에 몸을 실었다.


     지리산, 언제나 생각만해도 설레이는 산이다.

     아~ 지리산...!

     오늘 서북능선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게 될까?

 

 

<위성지도로 본 나의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코스>

   

 

<내가 준비해간 코팅지도(이웃 블로거에서 퍼온 지도)>

 

 

 

구례구행 무궁화호를 탑승하기 위해서 영등포역 대합실에 왔다.

지금 시간이 밤 10시30분, 탑승 시간은 아직 20분이 남았다.

대합실 밖에는 옷과 얼굴이 누추한 차림의 노숙자들이 많았다.


 

플랫폼으로 내려와서 8번 승강장에서 탑승한다.

맨앞 좌석에 앉아 수면 안대까지 착용하고 눈을 붙인다. 수원역 이후에는 객차에 승객들이 거의 없었다.

 

 

새벽 3시 13분,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좋은 배낭을 맨 등산객 몇 명이 함께 내린다. 이들도 지리산으로 가더라~~나와 방향은 다르지만^^

 

 

구례구역 모습

 


 

구례구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농어촌버스에 바로 올라탄다. (요금: 1,000원)

역 앞에 택시들이 등산객들을 태우려고 여러대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구례구역에서 내리는 등산객들도 몇 명 안되고 타는 사람들도 없었다.

 

 

구례공영버스터미널로 와서 잠시 정차하고 간다.

 

 

 

3시40분, 화엄사,성삼재로 출발한다. (요금:4,500원)

 

 

 

성삼재로 올라가는 중~~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 30분 정도 구불구불 한 참을 올라간다.

 

 

 

깜깜한 새벽 성삼재에 내렸다. 등산객이 10 여명 되는듯 하다.

서북능선 입구인 만복대 입구를 찾는데 어디인지 가늠이 안된다.

두리번 두리번 어디지...?

 

 

지리산국립공원 표지

 

 

 

지리산 아랫마을의 야경이 보인다.

 

 

 

마침 성삼재로 걸어 올라오는 등산객 무리가 있어서 만복대 입구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 중 한 분이 서북능선으로 가는 만복대 입구를 알려줬다.

난 만복대 입구가 버스가 올라온 길로 되돌아 100m 거리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반대편 길이었다.

 

 

새벽 4:33분, 서북능선 종주를 시작한다.

 이곳 성삼재에서 정령치까지는 백두대간길이다.

 

 

일단 만복대를 목표로 간다. 5.3km이다.

이 거리만으로도 먼 거리이다. 

 

 

현위치에서 고리봉을 거쳐 만복대로 간다.

같은 이름의 고리봉이 두 곳이다.(작은 고리봉, 큰 고리봉으로 부른다)

 

 

 랜턴을 환희 밝히고 새벽 등산로를 걷는다.

그런데 나 혼자 뿐이네...

몇 발자국 가자마자 마음이 여러가지 심란해진다.



 어둠속에 혼자있으니 무서운 마음이 엄습하기도 한다.

 어둡기도 하거니와 운무가 으스스하기도 하고...혼자서 간다는 지금 이순간이 나를 강박한다.

 

 

구례구역에서 내려서 성삼재로 함께 왔던 10 여명의 등산객들은 천왕봉 방향으로 간듯하다.


이것이 휘게(Hygge)는 아닌데...



 음습한 분위기




 귀신 나오겠다~~@@




 만복대로~




 서북능선 등산로에서 조릿대를 많이 만나게 된다.

 

  

 

 짙은 운무, 비구름이 주위에 가득하다.

다행히 아직 비는 내리지 않는다.


 

  5:07분, 작은 고리봉(1,248m)




 고리봉에서 셀카

 

  

 

다시 습하고  음침한 길을 걷는다.

 

 

 

 이 길에 오직 나홀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고...되돌아가서 노고단에나 올라갔다가 돌아갈까도 생각이 든다.




 성삼재로부터 2km왔다.




 조릿대길




비에 젖은 조릿대를 만져본다.

 

 

 

 빨리 날이 훤해지길 기다리는데...


 

 

짙은 운무로  아침이 와도 세상이 밝지 않을것 같다.



 

 여전히 어두운 등산로

등산로를 분간할 수 없는 길을 자주 만난다.

 

 

 묘봉치




 묘봉치의 탐방로 안내도와 이정표


 

 

 현위치는 묘봉치이다.

 

 

 

 

 

 

 

 날이 밝아오는것 같은데 주위는 여전히 뿌옇다.

 

 

 

 오늘은 하루종일 날씨가 흐리려나 보다.




울창한 덩굴숲,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젖은 풀잎에 옷이 다 젖는다.

 


 

 가까운 곳만 보인다.

 



 

 

 

 

날은 조금 환해졌는데 눈앞은 흐리다.

 


 

 오늘 지리산 서북능선은 나에게 전망을 보여주지 않을 모양이다.

오늘 내가 어디까지 가게될까?

 

 

 




 

 


 

 산비장이

 


 

 

 


 

 




 참취

 

 

 

 

 

 

 

젖은 조릿대가 나를 흠뻑 적신다.

 

 

 

 피할 수도 없이 좁다.




 




 마타리

 


 

 

 

 

 

아직도 사방으로 시야가 갇혀있다. 아직까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

 


 

 




 


 

 

 몽환적인 세상





만복대로 오르는 길




 



 

산비장이,  이곳에서 하지 않아도 될 알바를 했다.

 


 

알바를 하고서 정상적인 등산로로 돌아왔는데...이런 곳을 무릎쓰고 지나가야 한다.

등산로가 넘 좁다. 

 

 

 이제 만복대가 가깝다.




 


 

 

만복대 정상, 뭔가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둥근이질풀

 

 

 

 

 


 

곧 만복대다!

 

 

 

 7:15분, 만복대(1,438m)


 

 

 만복대 표지석에 세워둔 스틱이 강한 바람에 쓰러졌다.


 

 

 만복이 나와 함께 하길~~


 

 

정령치를 향해서 간다.

 


 

 



 

 

 


 

 




 



 

 




 

 

 

 

이런 길을 연속이다.

 



 




 




둥근이질풀

 


 

걷힐줄 모르는 짙은 운무

지금 이순간 오늘은 이런 날씨가 계속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바위로 올라선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




 이기자 극복하자!!



 

 




 




 




 




 




 




 

 


 

 이 빗물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젖은 조릿대를 만져본다.




 



 

 




물봉선

 


 

 




 




정령치로 내려가는 계단

 

 

 

물봉선 군락

 


 

 

  

 

 

운무 가득한 세상이다.

 

 

 

 여기는 정령치휴게소


 

 

정령치의 이정표

 


 

 정령치 안내문


 

 

8:28분, 정령치휴게소로 내려간다.

휴게소 매점에서 사발면을 사면서 주인에게 오늘 날씨가 안좋고 힘들어서 그만 하산해야겠다고 했더니 왜 그만 두느냐고 한다.

주인의 그런 말과 표정에 오히려 오기가 발동했다. 갈만한 상황이니까 그렇게 말씀하시겠지... 라고 생각했다.

 

 

새우탕 사발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매점의 2층 으로 올라왔다.

 


 

사발면을 먹고, 자두와 간식도 더 먹는다.

 


 

휴게소 앞의 백두대간 정령치 표석

 


 

백두대간 정령치 표석을 배경으로~

 

 

 

정령치휴게소 앞의 넓은 주차장

한 팀의 사람들이 휴게소에 와서 간식을 먹고 돌아갔다. 


 

고리봉 방향



 

9:01분, 다시 힘을 내어 두번째 고리봉으로 오른다.

 

 

 

 짚신나물

 

 

 

 




 




바래봉까지 9.2km이다.

지금으로 봐서는 상당히 먼 거리이다. 과연 저 거리를 좁혀 갈 수 있을까...

 


  노랑물봉선



 

 




 고리봉,바래봉으로 간다.




 




 




 바위로 올라간다.




 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 먼 곳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짙은 구름,운무가 가득차 있을 뿐이다.



 




 바위에 앉았다.




 나의 두발과 다리..반바지를 입고 왔다.

오늘 반바지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지리산 서북능선 등산로는 어느정도 잘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반바지를 입고 왔는데 예상과 전혀 달랐다.


 

 




 기린초




 




 




 




 




바위지대로 오른다. 


 


이 길을 꼭 가야겠니?




 




9:26분, 고리봉 2(1,305m)




 



 

 바래봉으로 간다. 갈 수 있을까?




 




 




 




 




 




 내려가고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고 올라가고~~




 




 




 







 

 



  

 허겁지겁 헐떡이며 올라간다.




 이 곳 바위에서 서성이는데...



 

전망은 없지만 바위에서 셀카도 찍고~

 


 

순간 바위에 올라와 있던 뱀이 인기척을 듣고 바위 아래로 내려간다.



 

 바위 아래의 뱀..징그럽고 무서라.




 다른 바위에서도  또다른 뱀이 숲으로 도망간다.

비가 오고 습해서 뱀들이 바위에 올라와 있는 것같다.



가야할 방향 




 뒤로 지나온 능선이 밝아온다.




거센 바람에 운무가 걷히고 있다.

 


 

 계곡도 밝아온다.




 구름이 걷히고 다시 몰려오고~~혼돈이다.



 

 




 




 



 

 




 



 

 




 참취



 

 




 와~~~운무가 사라지며 조망이 탁 트인다.




 




 빛이 들어오고 있다.




 

 


 

 




오늘 이런 광경 못볼줄 알았는데... 




 전망 좋은 바위에 앉아서 간식을 먹는다.




 지리산 주능선




 




 




 이런 풍경 볼 수 있어서 고맙다.

이제 다시 힘이 난다.



 오늘 최고의 풍경!!




 다시 걷는다.




 




 



 

 햇살 비추는 숲길을 걷는다.




 




 




비에 젖어있던 풀잎이  햇빛에 금새 말랐다.




 




 지리산 주능선

이번 가을에 날씨 화창할때 종주해보고 싶다.



 




가야할  세걸산




 




 내려온 바윗길

 

 

 

 



 

 지나온 봉우리와 능선



 

 




 지나온 모습




 




 




 




금마타리




 




 세걸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봉우리




 세걸산




 




 




11:36분,  세걸산(1,216m)




세걸산에서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 봉우리 이름




 세걸산에서 쉬어간다.




 스트레칭^^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오~~




 햇볕이 좋아서 젖은 등산화,양말,카메라 등을 말린다.




 등산화가 속까지 많이 젖었다.




 다 젖어있다. 금방 마르지도 않는다.

카메라는 렌즈에 습기가 차서 끝까지 사용못한다.



 세걸산에서 한 숨 쉬어간다.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진행될런지...

 파란 하늘이 오래도록 비춰주면 좋겠다.

세걸산에서 잠시 쉬었다가 팔랑치->바래봉으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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