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2
무엇이 나를 이끄는가?
♣ 일 시: 2017.8.24.(목)
♣ 장 소: 지리산 서북능선
♣ 누구랑: 홀 로
♣ 코 스: 성삼재->고리봉1->만복대->정령치휴게소->고리봉2->세걸산->부운봉->팔랑치->바래봉->용산주차장->운봉읍
♣ 이런 저런 ♣
깜깜한 새벽, 운무로 가득한 음침한 새벽, 비에 젖은 등산로...산행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은 길이다.
성삼재로부터 시작하여 작은 고리봉,만복대,세걸산으로 이어지는 산행길, 그곳을 홀로 내면과 싸우며 걸어왔다.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헤치고, 무릎쓰고 와야할 길이었다.
다행히 밝은 햇빛이 드러나며 기대와 환희를 느끼게 해주었다.
이제 햇빛 좋았던 세걸산에서 다시 바래봉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긴다.
덜 마른 등산양말과 등산화를 다시 신고서 길을 출발하다.
조릿대길을 자주 지나게된다.
등산로 곁에 버섯들도 많이 보면서 간다.
바람에 쉬지않고 흐들리는 꽃
촛점을 맞추기도 어렵다.
참취
울창한 숲, 무성한 등산로~이럴줄 몰랐다.
이 정도의 길이어도 좋은데...
자세히 안보면 이곳이 헬리포트인지 알아볼 수가 없다.
세동치...바래봉은 아직 멀다.
이곳에서 바래봉방향으로부터 와서 전북학생교육원으로 내려가는 사람 2명을 살짝 보았을 뿐이다.
완전한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라면 바래봉을 지나서 월평마을까지 가야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코스를 진행될까?
이런 길만 되도 참 좋을텐데...
구름이 걷히며 지나온 능선이 보인다.
파란 하늘이 열리고~
작은 공터 전망처
아늑히 품은 지리산의 깊은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지리산 주능선 방향
가야할 봉우리...맨 끝에 바래봉
산죽길
하늘이 열리며 조망이 펼쳐진다.
최종 목적지 바래봉으로 간다.
철쭉나무숲길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스마트폰도 더이상 사용할 수 없어서 배낭에 집어 넣었다.
비가 30분 이상 계속 온다. 우산을 쓰고서 우거진 등산로를 반은 비를 맞으며 걷는다.
그렇게 비가 오는 중에도 멈추지 않고 발길을 내딛었다.
비
비
비
주위가 조금씩 밝아지더니 비구름이 다시 걷히기 시작했다.
쏟아지던 비가 그쳐간다.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는다.
나뭇잎과 풀들이 다시 비에 젖었다.
비를 많이 맞았다. 머리 위로 맞기보다 비에 젖은 나뭇잎과 풀잎에 젖은 부분이 더 많다.
비를 뚫고 온 마시멜로현의 모습
부운치에 도착했다. 바래봉까지 3km...이제 끝이 보인다.
부운치에서 비맞은 마~님...그래도 힘을 내본다.
온통 무성한 풀밭길~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빗물에 젖어 미끄러운 등산로~
비구름이 걷히고 있는 마을
흠뻑 젖은 등산로
헤쳐가야할 잡풀 무성한 길
억새풀이 풍경을 고조시킨다.
이 길을 빠져나가야 한다.
이 길이 이번 산행길의 절정이다.
야~~정말 이런 길을 지나가야 한다. 길도 참 무심하다~
발밑에서 뱀이라도 나올까 섬칫섬칫하다.
할미밀망
참취
등산로가 안보인다.
가야할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반바지 차림으로 다시 걷는데...
억새풀
등산화와 양말이 젖은지 이미 오래다.
??? 꺼끌꺼끌한 가시 줄기를 가진 풀들이 기다리고 있다.
나에겐 대책이 없는 길의 연속이다.
길이 조금 나아지는가 싶으면~
얼마 가지 않아서 다시 무성한 잡풀, 가시풀밭이 기다린다.
가는 길 방향...조금만 가면 이 늪같은 지역을 벗어난다.
왼쪽 아래로 마을이 보인다.
거친 길에서~긴 바지만 입었어도...ㅠㅠ
이 길을 가는데 고생했다.
지금 반바지 차림인데 바닥으로 깔려있는 가시풀이 자꾸 정강이를 긁힌다.
정강이를 따끔따끔 긁는 가시 풀밭길
큰 교훈을 얻는 길이다. 긴 바지를 입어라~!
뒤돌아본 지나온 길...사나운 길을 지나왔다.
서북능선 등산로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
이질풀
언덕으로 올라간다.
초지대
드디어 무서운 늪을 벗어났다. 상처는 남았지만...ㅎㅎ
지나온 능선을 배경으로~
이곳에 오직 나 혼자일 뿐이다.
그래도 좋다~~^^
내가 자연속의 일부같다.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진짜 먼 길을 걸어왔다.
지리산 주능선과 서북능선이 함께 보인다.
지리산 천왕봉 방향
서북능선
평화로운 마을
지나온 길..이 길이 오늘 나에겐 거친 늪이었다.
초원지대
가야할 바래봉 방향...아직도 길이 많이 남았다.
지리산 주능선이 하얀 구름으로 덮혀있다.
바래봉이 구름에 살짝 가려졌다.
바래봉 도착할 때까지 날씨가 지금처럼 맑았으면 좋겠다.
지나온 초원지대
데크로드가 엄청 고맙다.
잡풀의 간섭이 없으니 다리가 한결 편안하다.
전망데크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모습...가야할 길이 보인다.
배초향
바래봉 1.5km
현위치는 팔랑치
뒤돌아본 뒷모습
반야봉은 여전히 하얀 구름에 덮혀있다.
지리산을 품고있는 마을
반야봉은 하얀 구름이 계속 덮혀있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동쪽으로 펼쳐진 지리주능선
아무래도 가을에 지리산 종주를 해야할 것같다. 마음을 유혹한다~
지리산 주능선과 서북능선을 배경으로~
밤나무
잎에 독이 바짝 오른것 같다.
바래봉이 보인다.
바래봉까지 이대로 날씨가 화창하면 좋겠다.
와~ 좋다!
서쪽에서 다시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풍경이 그림이다.
2:27분, 바래봉 삼거리 갈림길
바래봉까지는 0.6km
바래봉으로 간다.
임도가 좋다.
멋진 풍경
바래봉을 거쳐서 월평마을로 갈 계획이다. 그래야 완전한 서북능선 종주지~^^
목계단을 올라간다.
계단위로 전망대가 보인다.
바래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짙은 비구름이 절정으로 뒤덮고 있다.
바래봉 정상석이 있는 전망대
바래봉 이정표
2:45분, 지리산 바래봉(1,165m)
바래봉 정상석
바래봉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도전! 명산 100
50번째, 지리산 바래봉
바래봉에 앉아서 간식을 먹는다.
자두, 햄소시지, 빵
3:05분, 월평마을(구인월)로 하산한다.
구인월로 하산해서 인월버스터미널에서 동서울행 시외고속버스를 탈 계획이다. 오후 5시 30분경 동서울행 버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월평마을(구인월)로 가는 등산로인데 아무래도 등산로가 거칠고 힘들것 같다.
지금까지 서북능선을 걸어 오면서 반바지 차림으로 정강이에 긁히는 상처를 많이 입었는데 또 그 고생을 한다는 것이 엄두가 안났다.
거기에 비까지 내리니 이제 더이상 고생을 하고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되돌아가 바래봉갈림길에서 용산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을듯 하였다.
그래서 바로 뒤돌아 바래봉 정상으로 돌아간다.
바래봉 계단을 내려간다. 운무에 짙게 휩싸였다.
우산을 쓰고서 내려간다.
운무에 분위기는 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분위기를 즐기며 간다.
바래봉(운봉)갈림길의 이정표
용산주차장으로 하산할 생각이다. 4.2km이다.
이곳은 조금전 지나온 정령치 방향 등산로
산불감시초소와 용산주차장 방향
돌블럭을 깔아놓았다.
운무에 가려진 마을
바닥에는 생명력 강한 질경이가 대부분이다.
길은 걸을만 한데 이제는 다리가 아프다.
용산주차장으로 내려가면 어떻게 인월버스터미널로 갈까?
누리장나무
풀속에서 개구리가 뛰어간다.
살며시 다가가 가까이서 찍어본다.
여름 개구리
옛날에는 여름 개구리도 잡아서 다리를 구워먹었는데...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임도를 따라서 허리가 아프도록 걸어간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런데 분위기가 뭔가 나올듯한 기분 나쁜 풍경이다.
꼬리조팝나무가 징그럽도록 곱다.
꼬리조팝나무
물봉선을 보고 발걸음을 몇 발자국 옮기려는데...
순간 섬칫한 풍경에 화들짝 놀란다.
???????? 무심코 보면 잘 안보이는데...소름, 깜짝 놀람 (클릭시 원본사진)
이 사진 안에 뱀이 몇 마리 있을까요? (클릭시 원본사진)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는다.
나중에 이 사진을 직장의 여직원, 교회 등산선교회에 카톡으로 공유하니 아예 무서워서 사진을 보지도 않으려고 한다^^(이해)
철쭉샘
내려간다.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간다.
또 뱀이 나올까봐 바짝 긴장을 하며 걷는다.
오후 4:12분, 여기가 용산주차장인가 보다.
주차장 같아 보이지 않는데...
이제 길은 왼쪽, 오른쪽 두갈래 길인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나?
운봉읍이 보인다.
옷에서 나도 싫어하는 냄새가 많이 난다.
비에 젖고 땀에 젖어서 구릿구릿한 악취가 순간순간 코속으로 들이친다.@@
저기까지 가서 인월로 가야하나?
그렇다면 시간이 촉박한데...
계속 가는데까지 가보자~
들녘 풍경은 좋다.
등골나무
나 지금 등골 빠지겠다^^
할미밀망
이곳은 지리산 둘레길이다.
계속 산을 끼고서 옆으로 걷는다.
뒤돌아본 모습
이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서 내려간다.
지금까지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파란 하늘이 오늘의 고생길을 위로해 주는듯 푸르고 높다.
새벽엔 앞이 깜깜했는데...
이 길을 조금 더 내려가다가 왼쪽에 섬진강 할머니집에서 처음 사람 할머니를 만나서 서울에 가려면 어떻게 가느냐고 물었다.
할머니가 인월버스터미널에 가려면 운봉읍에서 버스를 타면되는데 지금은 버스가 막 가버리고 더는 없단다.
아니면 걸어가던가 택시를 타던가 해야 된다고 하신다.
할머니께 오래된 지역전화번호 책자를 받아서 택시기사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택시기사에게 전화해서 섬진강집에서 인월공용버스터미널로 간다고 간다고 말해주고 요금도 알아냈다.
할머니가 다음에 놀러와서 자신의 음식점으로 와서 팔아달라고 하신다.
택시기사는 5분도 안되어 올라왔다.
택시 타고 가는 길 지도
요금 1,2000원
택시에서 바라본 조금전 내려왔던 지리산 둘레길(빨간 점선)
오후 5:02분, 인월버스터미널
동서울행은 5:25분이다.
이제 20분 정도 남았다. 인월에 정확히 도착한 것이다.
남은 시간동안 냄새나는 옷을 갈아입고, 등산양말도 갈아 신었다.
함양지리산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중간 휴게소(신탄진)에서 아메리카노 따뜻한 한 잔을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동서울로 향한다.
동서울에 9시15분경 도착하고, 집에는 전철을 타고 밤 10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집에 도착해서 몸을 씻고 정강이를 살펴보았다.
가시풀에 정강이를 긁힌 자국들
상처뿐인 영광
많은 교훈을 얻었다.
큰 산에 갈때는 반듯이 긴 바지를 입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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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곳 그 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두려움을 무릎쓰고 가는 나는 누구인가?
산은 등산은 나에게 무엇인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찌보면 미련할 정도로 산을 오르고 다니고 있다.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어둠속에서 빗속에서 짙은 운무속에서 거친 등로에서 나의 몸과 마음은
시시각각 반응하고 적응하고 극복해 나간다.
그 모든 상황속에서 나를 이끌고 가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오늘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는 나의 그동안 등산 경험중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아무튼 내안에 또다른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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