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할때는 뛰기도 하며 ◇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타면서 풍경에 취해 많은 시간을 즐겼다.
멋진 바위에 오르기도 여러차례...마가목도 눈길을 사로잡고...
날씨도 화창하니까 보는 곳마다 멋진 풍경이 펼쳐지며 눈길을 붙잡는다.
설악산은 그런 곳이다.
한 눈 팔면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
끝청에서 지나온 곳을 바라보고 중청과 대청봉으로 향한다.
아직까지 어디로 하산할지 뚜렷하게 정하지 못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일단 대청봉까지 간다음 생각해보자.
끝청에서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오후 1시 18분, 이어서 계속 서북능선을 걷는다.
용아장능선
귀때기청봉
가리봉과 주걱봉
봉정암
소청대피소
중청봉
대청봉
가까이 당겨본 대청봉
중청,소청 자락
대청봉
쓰러진지 오래된 고목
대청봉
가까이 바라본 대청봉...등산객들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중청대피소와 대청봉
대청봉까지 600m남았다.
새로 만들어 놓은 목책길
중청대피소
양지바른 탁자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오늘도 핫앤쿡!!
같은 방법으로 조리하여 라면애밥을 먹는다.
식사후 단감을 먹는다.
이제 대청봉으로 향한다.
공룡능선
뒤돌아본 중청대피소
난코스 구간
끝청과 서북능선
자꾸 뒷모습을 찍는거보니 이쪽으로 다시 안내려올것 같은 예감이 든다.
좋구나~~
오후 2시 47분, 설악산 정상 대청봉이다.
대청봉(1708m)
오늘은 여유있어 좋구나
그냥 멋지다!!
오색 방향을 바라본다.
이제 어디로 하산해야할 지 결정해야할 순간이다.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을 바라본다.
지금 시간이 오후 2시 55분이다.
이시간에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해서 속초고속터미널까지 간다는 것도 난감한 상황이었다.
해가 짧아서 금방 어두워질테고 소공원에 도착해서도 버스를 타고 속초까지 가는 시간도 고려하면 무척 늦어질것 같다.
다른 방법은 오색으로 바로 하산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 모바일앱(고속,시외버스예매)으로 오색->동서울을 검색해보니 이시간 이후로 16:50, 19:15 두차례 있었다.
지금 시간은 오후 2시 55분경, 오후 4:50분 시외버스를 타려면 앞으로 2시간이 채 안남았다.
16:50분 시외버스를 못타면 19:15분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데 시간텀이 너무 길어서 16:50분 버스를 꼭 타야하는 상황이다.
과연 그 시간 안에 도착해서 16:50분 시외버스를 탈 수 있을까?
모험같은 도전이다.
오후 2시 58분에 오색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1시간 52분만에 오색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야 한다.
나는 오색등산로 입구까지만 가면 되는줄 알았다. 나중에 그게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아주 빠른 발걸음으로 걷는다.
오색등산로가 대부분 이렇다는 것을 알고있고 각오하고 하산한다.
항상 들렀던 조망처지만 지금은 시간여유가 없어서 올라가지 않는다.
빠르게 내려가기~
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내려간다.
이런 길의 연속
하산하면서 내앞에 가던 모든 등산객들을 거의 따라잡는다.
고목의 세월 흔적
곧 쓰러질 고목곁에서
따라잡고~
또 따라잡고~
오늘 첫 개시한 등산화가 놀랐겠다.
첫 산부터 악명높은 한계령과 서북능선 그리고 오색하산길을 걷고있으니...
내려가면서 규칙적으로 쉼터가 있다. 그만큼 오색코스는 힘든 코스라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하산중인 나의 모습은 남겨야지...
오늘 안보이던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계곡을 즐길 시간이 없다.
눈으로 잠깐 바라만 본다.
빠르게 걷고있다.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빠르게 걸을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길안내까지~^^
설악폭포도 멀리서 내려다만 본다.
설악폭포 상단부
단풍
2.3km남았다. 과연 제시간 안에 오색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을까?
좀 불안한 마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오후 4시50분 버스를 못타면 저녁 7시 15분 버스를 기다려야지 뭐...근데 너무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ㅜㅜ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하는데...
등산화가 고생 고생...너도 정신없지?
오색코스에서 그나마 단풍을 구경한다.
오후 3시 49분에 바라보는 단풍이다.
4시 50분까지 딱 1시간 남았다.
햇빛에 반사된 단풍에 제법 이쁘다.
깊어가는 가을이구나~~
오색코스는 아직 가을이다.
발길은 바쁜데 단풍은 곱구나~~!
시간은 없어도 단풍 앞에서 잠시 멈춰서서 인증사진을 남긴다.
바쁨속에 여유를...
황금빛 단풍, 예쁘구먼...
올해 산에서 단풍은 구경도 못하는줄 알았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다 따라잡고 내려간다.
내가 지나쳐갈 때마다 오히려 화들짝 놀랄 정도다.
이런 쉼터가 내려오면서 5~6개는 되는것 같다.
이렇게라도 단풍을 구경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ㅎ
황홀한데 마음이 바쁘다 ㅠㅠ
황홀 단풍길이 나를 유혹하고~
유혹에 빠지면 안된다.
이제 끝이 보인다.
마지막 쉼터에 젊은 부부가 쉬고있다.
저 앞에 등산객 한 분이 다리가 불편한지 걷지를 못하고 거의 주저 앉아서 내려가고 있었다.
그 옆을 당당하게 걸어서 지나가는 내 모습이 좀 무안하고 미안했다.
이제 거의 다왔다.
이곳에 내려가서 머리와 얼굴의 땀을 후다닥 잽싸게 씻는다.
오색등산로 입구에서 시외버스를 탄다면 시간이 좀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금방 씻고서 오색등산로 입구로 간다.
씻고서 겉옷을 벗고 가니 한결 개운하고 시원했다.
등산을 마치며
오색등산로 입구로 나간다.
마침 국공직원이 서있길래 이곳에서 동서울행 시외버스를 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시외버스는 이곳이 아니고 더 내려가서 CU편의점이 있는 곳에서 타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4시 50분이니까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알려준다.
국공직원이 말해준 곳이 어딘지 전에도 가봤었기 때문에 잘 알고있었다.
지금 시간이 4시 42분이다. 겨우 8분 남았다. 8분!!
머리와 얼굴을 씻지만 않았어도 시간은 3분 정도 더 있었을텐데...아무튼!
뛰어!!!!! 막 뛰어!!
배낭을 매고 카메라를 목에 건 체로 뛰어간다.
아무리 뛰어도 시간내에 도착할 수 없음을 알고있다.
그렇게 한참을 뛰었다.
나만 뛰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부 등산객도 나와 비슷하게 뛰고있었다.
배낭을 매고 카메라를 목에 맨채로 달리려니 속도도 안나도 엉거주춤 달렸다.
헉헉거리며 시외버스표를 판매하는 CU편의점에 도착했다. 도로 위쪽에 버스정류소가 보인다.
시간은 이미 지났는데 시외버스는 아직 안보인다.
부랴부랴 서둘러서 동서울행 버스표를 매표한다.
매표시각이 오후 16:52분이다.
정상적으로는 출발시간이 이미 지났다.
길건너 버스정류장에 등산객들이 많이 모여있다.
저들도 동서울행 시외버스를 기다리고 있구나 생각했다. 다행이 아직 시외버스가 도착하지 않고 있다.
버스가 조금 늦어지는 덕분에 오색등산로입구에서 이곳까지 뛰어오면서 흘린 땀을 식히며 쉴 수 있었다.
대청봉에서 이곳까지 정말 가슴조이며 뛰다시피 내려오느라 힘들었다.
오후 4시 58분에 동서울행 시외버스가 오고있다.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향하는데 중간 기착지가 많아서 동서울까지 거의 3시간이 걸린다.
정확히 저녁 8시 10분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다.
전철을 타기전 동서울터미널 앞에서 배낭속에서 남아있는 양파즙과 사과를 꺼내 먹으며 허기진 배를 달래고 전철에 올랐다.
이번 산행은 뭐랄까?
처음에 너무 여유부리며 서북능선을 즐겼다면 대청봉부터는 버스출발시간에 맞추려다보니 쫓기어서 하산하였다.
그래도 할건 다 하면서 하는 평소 소신대로 하긴했지만 위기일발 그 자체였다.
<설악산 트랭글 기록>
설악산 등산후 이틀이 지나고 있는데 허벅지 근육이 앉았다 일어날때 뻐근하다.
웬만해서는 근육통이 없었는데... 그만큼 긴장되고 힘들었다는 신호다.
[설악산 공룡능선 2] 구도자의 심정으로 고통을 승화한다 (0) | 2022.05.18 |
---|---|
[설악산1] 설악산은 힘들다! 그것을 꼭 기억하라! (0) | 2022.05.18 |
[설악산1] 한계령에서 끝청까지 (0) | 2021.10.28 |
[설악산 공룡능선 2] 하산길이 더 힘든 마의 마등령 하산하기 (0) | 2021.05.31 |
[설악산 공룡능선 1] 5월, 이번엔 설악이다! (0) | 2021.05.30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