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21. 11. 20. 토요일
♣ 장 소 : 관악산 사당능선
♣ 날 씨: 초미세먼지 나쁨, 기온 6~15℃
♣ 코 스 : 남현동->원각사->관음사국기봉->선유천국기봉->거북바위,남근바위,하마바위->마당바위->관악문->솔봉->연주대->서울대건설회관->서울대공학관
(등산거리 : 7.15km 등산시간: 3시간 38분)
◇ 우연한 만남과 산행가이드 ◇
오랜 산행을 하다 보니 우연찮은 에피소드(사고,만남)들이 종종 생긴다.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만나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오늘은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그것도 등산의 한 과정이다.
오늘은 운동으로만 관악산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원래 용문산에 가려고 했는데 긴장감 없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용문산은 포기하고 가까운 관악산으로 간다.
전날 많이 먹었기 때문에 토요일 낮부터 관악산을 오르며 땀 흘리고 싶었다.
토요일 낮 11시 50분경 천천히 집을 나선다.
오후 12시 43분, 버스에서 내려 남현동 마을로 올라간다.
들머리는 오늘도 사당역에서 가까운 남현동 골목이다.
원각사 앞을 지나간다.
등산을 시작하며...
오늘은 그냥 운동하러 왔다.
가을이 깊어가는 숲
늦가을 풍경
세월을 등에 매고 가는 산객
돌탑
오늘은 사진을 많이 찍지 않으려 하는데...될까?
'초미세먼지 나쁨'의 날씨다. 미세먼지가 자욱한 오후
당당하고 힘차게 걸어오는 마시멜
파이팅!!^^
익숙한 돌계단길
맹꽁이(?) 바위
반대쪽에서 바라본 바위
가파른 돌계단
계단도 올라가고~
뿌~우연 날씨속의 도시
서초구 방배동과 우면산
희뿌연 우면산 방향
연주대로 간다.
올라갈 국기봉 위로 햇빛이 눈부시다.
안부에서 직진
암벽오르기
내려다본 풍경
로프구간
블랙스톰이 설악산,북한산 그리고 관악산을 걷는다.
언제나 이곳에 서면...
남현동에서 사당능선으로 오르는 코스는 셀 수 없이 많이 다녔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오늘은 배낭도 없이 오려다가 그래도 혹시 몰라서 최소한의 간식만 넣어서 가져왔다.
생수,배즙,양파즙,두유,고구마를 가져왔다.
그마저도 다 먹지 못하고 배낭에 남겨서 다시 집으로 가져갔다.
스마트폰(갤럭시 S21 5G)으로 찍어서 그나마 색감이 선명하다.
관음사국기대의 태극기
관음사국기봉
국기봉로 올라가는 철계단
내려다본 모습
미세먼지속 등산객들
이런 날도 없을거야~~
계단을 내려가고~
다시 철계단을 올라간다.
거북바위에 오늘은 등산객들이 없다.
거북바위에서
데크길에서
혼자서 여유롭게 걷는다. 등산은 혼자일 때 편하다.
선유천국기봉 입구의 헬기장
선유천국기봉으로 간다.
선유천국기봉과 태극기
선유천국기봉에서
셀카인데 태극기 펄럭일때 제대로 찍었네 ㅎㅎ
지나온 봉우리와 능선
가야할 연주대 방향
잿빛 미세먼지속의 서울대캠퍼스
지나온 관음사국기봉과 봉우리들...
저쪽 암봉으로 가볼 날이 올까?
선유천국기봉에서
미세먼지 나쁨 날이지만 그래도 산이라 좋다~
다시 사당능선을 걷는다.
편안함을 주는 등산로
하마바위
똥바위
남근바위
산중무한
마당바위로 올라가는 돌문...나는 줄곧 이쪽으로만 올라간다.
마당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마당바위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다.
멋진 소나무
마당바위를 조금 지나 등산로에서 벗어난 위쪽으로 올라가 본다.
조망이 좋을 것 같아서 올라간다.
바위를 넘어오니 이런 곳이 나타난다.
탁트인 좋은 장소에서
바위에 기대어 나 홀로 좋다~~
미세먼지만 아니었으면 조망이 무척 좋았겠다.
바위에 올라 폼 한번 잡아보고~
갤럭시S21 스마트폰 사진
생수 한 모금 마시고 잠시 바위에 앉아서 등산화를 바라본다.
바로 일어나서 내려가려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내쪽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서 뭔가를 하려는 것인지 말하려는 것인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자의 온통 검은 차림(머리부터 발끝까지 복장)이 먼저 눈에 띄었고 등산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비닐백을 어깨에 매고 있었다.
순간 나는 그녀가 내가 있는 곳으로 올라와서 쉬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자리를 내주기 위해 막 내려가는데 그가 내게 말을 건넨다.
"연주대 가려면 이쪽으로 가면 되나요?"라고 묻는다.
그는 나 있는 곳이 등산로 진행방향인 줄 잘못 안 것이다.
"아니요, 연주대는 이쪽이 아니에요. 나를 따라오세요" 라고 말하고
그를 정상적인 등산로로 안내해줬다.
"이 길로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따라가면 돼요"라고 말하고 그녀를 앞에 보냈다.
뭔가 특이해 보이는 모습의 그녀가 앞에 가고 있다.
작은 키에 All black의 복장 그리고 검은 장갑, 또 등산에 어울리지 않는 비닐백...혼자!
나는 뒤에서 걸으며 그가 연주대로 잘 가고 있는지 지켜보게 된다.
나도 연주대로 가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뒤따르고 있다.
편안한 길
가파른 계단도 올라가고~
파이프능선을 바라본다. 파이프능선에도 등산객들이 많이 있었다.
가야할 능선
연주대
나는 암릉으로 올라 걷는다.
그는 제법 잘 가고 있었다.
사진을 찍거나 쉬지도 않고 앞만 보고 그냥 걷는것 같다.
"그냥 운동하러 왔구나!"라고 느껴졌다.
이때까지도 난 그와 함께 하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연주대를 바라본다.
바윗길로 곧장 올라가면 되는데 그녀는 오른쪽으로 잘못(?) 가고 있다.
그가 저만치 앞에 가고 있다. 잘 가겠지...
눈부신 연주대
이 구간에서 내가 그를 따돌리고 앞으로 치고 나간다.
내가 앞에서 조금 빠르게 걷는다.
갈림길을 지나 이곳을 올라가며 뒤돌아보았다.
그가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관악사지가 있는 우회길로 가는지 살펴보았다.
나는 뒤돌아서 그에게 이쪽으로 곧장 올라오라고 손짓했다.
그는 나의 수신호를 보았는지 내쪽으로 올라왔다.
이때부터 오늘 인연은 시작된거나 마찬가지다.
이쪽 코스가 힘들지만 경관은 더 좋기에 그에게 안내해주고 싶었다.
관악문으로 올라가는 바윗길, 그는 내 뒤에서 좀 힘들어 보였지만 잘 따라서 올라오고 있었다.
조망처
여기가 '관악문'이라고 그에게 알려주고, 올라가서 관악문 위의 '지도바위'도 자상하게 알려주었다.
관악문을 넘어와서 햇불바위쪽으로 내려간다.
다가오는 연주대
그는 오늘 따릉이로 자전거대회(?)를 하고 등산을 하러 왔단다.
그래서 그의 비닐백에는 행사장에서 받은 기념품과 개인 소지품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되었다.
그가 자전거대회를 간단하게 설명해줬는데 따릉이와 마리나만 생각났다.
그래서 나중에 자전거대회를 검색해서 알아보았다.
※ 2021서울자전거대행진
-기간: 11.20(토)~11.21(일)
-목적: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고 안전한 자전거 이용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
-미션: 각자 자유 출발하여 10km 이상을 달려 서울마리나에 도착 인증
그는 등산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되었는데 등산이 좋단다.
계단에서 지나온 사당능선을 바라보며 설명해줬다.
나는 사당능선을 수없이 다녔다고...
그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는다.
한번 더^^
계단을 더 오르면...
지나온 관악문 봉우리
초미세먼지로 보이지 않는 청계산
솔봉과 사당능선
오후 3시 17분, 연주대 도착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등산객들이 길게 줄 서 있다.
그에게 북한산 백운대에서는 과장 않고 정상 인증하려고 100m는 길게 줄 서 있다고 했더니 놀란다.
나중에 자기도 북한산에 가봐야겠다고 한다.
그가 찍어준 사진, 나는 이것으로 관악산 정상 인증을 한다.
나도 이곳에서 그의 사진을 이쪽저쪽으로 찍어줬다.
하산은 어디로 할 거냐고 물었더니 서울대건설회관으로 가려고 한단다.
그래서 내가 하산도 안내해줄까요 물었더니 마다하지는 않았다.
혹시나 불편하면 편할 대로 하라고 하고 싶었다.
기왕에 함께 하산할 거라면 계속 눈에 거슬렸던 하얀 비닐백을 내가 들어주고 싶었다.
그에게서 바위에 상처 나고 긁힌 비닐백을 달라고 해서 나의 배낭에 넣었다.
마침 배낭도 텅텅 비어서 쏙 들어갔다.
연주대(629m)
줄 선 사람들이 많아서 이쪽에서 그를 서게 하고 사진을 가로와 세로로 찍어줬더니 고맙다고 한다.
나의 사진도 찍어주겠다고 하는데 난 많이 와서 괜찮다고 말해줬다.
연주대를 한번 바라보고~
처음에는 자운암능선으로 하산하려고 했다. 그런데 순간 그의 의견을 묻고 싶었다.
"편한 길이 좋아요 암릉길이 좋아요?'라고 물었다.
"저는 편하게 내려가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럼 알았어요, 조금 쉬운 코스로 내려가죠"
그래서 자운암능선으로 가지 않고 제3깔딱고개에서 서울대로 하산하기로 한다.
말바위구간을 내려간다.
말바위구간에서 바라본 풍경
그도 찍어주고 나도 찍고~~^^
이 포즈는 그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해서 나도 따라 했다^^
'최고'라는 뜻이란다.
제3깔딱고개 갈림길
서울대 방향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며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나의 등산이야기와 무릎 건강이야기...나의 걷는 방법도 알려줬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는 지그재그로 비스듬하게 걷고, 앞발바닥부터 부드럽게 걷는다.
하산하는 사람들...
나는 기록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블로그로 산행을 기록한다고 했더니 궁금해했다.
그래서 블로그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고 바로 그 자리에서 그는 스마트폰으로 내 블로그를 검색한다.
오늘 있었던 이야기도 나의 블로그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는 내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보겠다고 한다.
그는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등린이었다. (☞등린: 등산어린이)
그런데 그가 앞으로 등산을 즐겨할 친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29세,
드럼 연주을 전공했고
졸업 후 바로 종로의 음향기기 수입회사에 취직하여
6년째 직장생활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의 직장에 매우 만족하며 앞으로도 계속 다니고 싶단다.
만추의 가을길
다리를 건너서 서울대건설회관건물로 내려간다.
하산 후 도로를 따라서 서울대2공학관으로 가서 2번 마을버스를 함께 탄다.
마을버스에 타자마자 내 가방에 넣어뒀던 그의 비닐백을 꺼내서 줬다.
낙성대전철역에 함께 내려서 나는 뭘 좀 살게 있다고 말하고 그와 헤어진다.
"오늘 덕분에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내게 인사를 한다.
나도 그와 함께 하는 덕분에 심심하지 않게 등산을 마쳤다^^
오후 4시 47분, 나는 그와 헤어지고 바로 낙성대 장블랑00빵집에 들렀다.
몇 가지 빵을 소쿠리에 담은 뒤 카운터에서 단팥빵 3개를 더 추가해서 계산한다.
이 빵집은 언제나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장사 잘 되는 빵집일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내가 산 빵들이 비닐에 담겨졌다. 25,000원어치를 샀다.
낙성대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간다.
<관악산 트랭글 기록>
자연은 즐기는 자의 것이다.
즐긴다는 것은 등산을 하며 길에서 만나는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돌 하나,나무 한그루,나뭇잎 한 잎 그리고 빛과 바람..
모든 것들이 즐길거리이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앞만 보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눈과 귀와 피부 그리고 발걸음에서 느껴지는 모든 것을 음미하며 올라가는 것이다.
-오늘(일요일) 아침 '영상앨범 산' 속리산 편을 보고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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