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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 산
그냥 보내기에는 아쉬운 토요일이다.
마음은 눈꽃축제라도 구경할겸 태백산으로 가고싶지만
무리한 마음을 접어두고
다시 서울에서 가까운 삼각산으로 산행을 정했다.
지난주에도 아들과 도봉산을 다녀왔는데
이번 북한산도 내가 의도한대로 잘따라와 줄런지 걱정도 되었다.
▶북한산가는 교통: 집앞에서 503번 버스타고 남영역까지 가서
151 번 버스로 갈아 타고 종점인 도선사입구에서 내린다.
◈ 영봉에서 바라본 인수봉의 우람한 자태 ◈
▶ 등산코스: 도선사입구 ▷ 하루재 ▷ 영봉 ▷ 백운대 ▷ 용암문 ▷ 대동문 ▷ 보국문 ▷정릉계곡하산
▲오늘의 힘겨운 산행을 아는지 모르는지...지난밤 아들은 잠을 자다가 내게 두번을 말했다.
처음에는 "아빠, 나 내일 산에 안갈래 ! 힘들어" 라고 말했다. 그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약간의 갈등을
느끼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내심으론 아침에 설득해서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후 아들이 다시 말한다. " 아빠, 내일 산에 갈께.." 나는 여전히 "..." 침묵했다.
아침에 아들은 다시 " 아빠, 나 산에 안갈래. 집에서 쉬고싶어..!" 라고 말한다. 그러나 엄마가 운동
삼아 다녀오라고 아들을 부추겼고 그래서 나랑 북한산을 찾게되었다.
아침 7시 30분경 버스에 타고서 북한산이 있는 우이동 도선사입구까지 먼길을 간다.
▲ 북한산 도선사입구에 도착. (오전 9시 02분)
▲ 도선사로 진입하는 길에는 저렇게 태극기가 항상 게양되어 있는듯...
▲ 추위에 단단히 대비를 하고 지난주 도봉산 산행때 구입한 등산용스틱을 애지중지하는 아들.
오전시간은 기온이 영하 6.5 도 라서 춥다. 낮부터 평년기온을 되찾는다고 일기예보를 들었다.
▲ 역사의 옆에서서.
▲ 도선사입구를 알리는 이정표. 왼쪽 아스팔트길이 도선사 진입로이다.
도선사까지는 생각보다 먼길이었다. 한 1 Km는 되는것 같았다.
▲ 전에 혼자 북한산에 와서 이곳으로 지날때는 도선사로 향하지않고 백운대2공원지킴이터로 바로
올라가 하루재로 향했었다. 오늘은 도선사광장으로 먼저 올라간다.
▲ 벌써부터 힘들어 하는 아들.
▲ 도선사를 알리는 양 기둥. 자비무적 방생도장.
▲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 아스팔트길. 길위에 선까지 파여있어서 더욱 지루하게 느껴진다.
▲ 아직도 도선사는 보이지않고 길만보이는구나!
저멀리 인수봉과 북한산을 자랑하는 거대한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서있다.
시야와 전망을 망치는 전봇대와 전선들...다른 방법은 없을까?
▲ 쉬자. 또 쉬자 ^^.
아들아, 오늘 등산 잘할 수 있겠어 ?
▲ 드디어 도선사광장이다. (오전 9시 52분)
▲ 도선사광장에있는 부처의 가부좌상.
▲ 부처상 바로 밑에서 중생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아들이 찐빵을 먹고 있다.
▲ 삼각산도선사 일주문(천왕문).
오늘은 도선사 방문이 목적이 아니기때문에 여기까지만 왔다.
도선사광장으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여 하루재에 도착했다.
▲ 하루재에서 3곳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앞에서... 아들이 사진을 찍어달랜다. (오전 10시 53분)
여기서 바로 백운대로 가지않고 영봉( 0.2 km 남음)을 먼저 들렀다 되돌아와 갈참이다.
▶ 영 봉 가 는 길
▲ 영봉으로 올라가는 길 얼마 안되는 숲에 어느 산악인의 비문이 있었다.
비문 뒤에 새겨진 추모의 시. 이곳 영봉 오르는 길에는 이와 비슷한 비문들을 몇 곳 발견할 수 있었다.
▲ 영봉을 오르는 중에 뒤돌아서본 인수봉의 위용. 벌써부터 영봉에서 바라보는 인수봉의 모습이 어떨까
기대되었다.
▲ 좀더가까이 줌해서 찍은 인수봉. 와 ~ 정말 거대하고 우람한 모습이다.
▲ 영봉의 표지석. ( 오전 11시 22분)
▲ 영봉 표지석 앞에놓인 기원비문.
山을 어디라 손대려 하느뇨
山에 들면 가득한 靈氣에 감사할지니
山의 精氣있으매 푸른 氣運 솟고
山의 自然 있으매 맑은 물도 흘러
우리 生命 더불어 모든 生命 사노니
山이여 靈峯이여 萬古不變하여라.
▲ 영봉에서 바라본 인수봉. 그림이 좋구나! 감탄사가 절로...
▲ 인수봉을 배경으로 아들.
▲ 영봉은 진정 신령한 산인가! 등산객들이 고사를 준비해와서 영봉 비문과 인수봉을 향해 절을 올리고
소원을 빌고 있다. 누군가 말한다 "사무관으로 승진할 사람은 빨리 절해!" 라고...아마 공무원들인가
보다.
▲ 영봉을 가득메운 등산객들.. 서로 기념촬영을하고 경치를 구경하고 고사를 지내고 얘기를 나누느라
바쁘게 분주하다.
▲ 나도 영봉에서 인수봉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 영봉을 내려오며 거대한 바위 앞에서.
▲ 거대한 바위의 뒷부분에는 운치있는 고목들이 아름다움을 더했다.
▲ 거대한바위의 밑부분 주위는 전망도 좋고 쉬기에도 아늑하고 좋았다.
▲ 아들아, 재미있지? 아직까지는 견딜만 할것이다...지금부터가 문제지...
▲ 저들도 쉴만한 공간을 찾아 가지만 저쪽은 위험하여 곧 돌아 나온다.
▶▶ 백 운 대 가 는 길
▲ 눈덮인곳에 홀로 서 있는 백운대 알림 이정표. (낮 11시56분)
▲ 인수대피소를 지나서 올라갈 즈음하여 인수봉의 또다른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봉이나 백운대
에서 보는 모습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인수봉도 보는 방향에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 암벽을 오르는 돌계단을 오를때 뒤돌아 사진 한장. 여기서부터는 눈이 녹지 않아서 조심조심하고
아이젠도 차고서 올라야한다.
▲ 조심해서 올라가거라.
▲ 왜 심통이 났을까..? 다 아빠 때문이겠지 ^^
아들하고 밖에 나오면 꼭 아들과 다투게된다. 아빠의 욕심과 기대 그리의 아들의 능력과 바램이
서로 부딪히면서... 금방 토라지고 또 금방 좋아하고.. 아빠와 아들 사이이다.
▲ 백운산장에서 왕뚜껑사발면을 하나 시켜서 아들과함께 먹는다.
▲ 衛門에 도착했다. 백운대 바로 아래쪽이다. 아들이 위문 아래에 있다. (낮 1시 5분)
▲ 백운대 아래에서. 아들이 아이젠을 차고있다. 내가 신고 있던 아이젠을 아들에게 줘서 신발에
최대한으로 조여서 차게했다. 다행히 미끄럼방지가되어 도움이 되었다.
▲ 백운대로 올라라.
▲ 백운대를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행렬.
오르는 비좁은 길(바위)에는 일부 얼음과 눈이 얼어있어서 미끄럽고 위험했다.
잠시 아들을 데리고 이 위험한 암벽등반을 해야하나 고민을 했다.
내가 뒤에서 두손으로 아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받쳐주고 한발한발 발딛는곳을 알려주며 올라갔다.
▲ 어려운 구간을 뚫고 올라와 시야가 탁트인 곳에서 인수봉을 배경으로..
▲ 아들에게 주위를 둘러보며 감상하게 한다.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들고 정상에 올라봐야할 이유를 말이 아닌 가슴과 눈으로 느끼고 보게한다.
▲ 아들이 먼 훗날 오늘 아빠와 함께한 북한산 산행을 기억할 수 있으려나..?
▲ 이제 정상까지는 몇 미터 남지 않았다.
▲ 아들, 백운대 꼭대기에 앉다. ( 낮 1시 38분)
▲ 아들과 아빠.
너를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아빠의 욕심이 이곳까지 아들을 오게했구나..^^
너를 너무 사랑하기때문이란다.
▲ 땅밑으로부터 거대한 인수봉이 괴물처럼 솟아오르고...아들은..!
▲ 태극기 휘날리는 백운대.
▲ 아들이 찍어준 나의 모습. 잘찍었다^^
▲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인수봉은 거대한 대포알 같다고 한다.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한 지역같다.
▲ 백운대에서 내려와 용암문,대동문으로 가는 길에서 뒤돌아본 백운대의 거대한 암벽.
▲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지난 며칠간의 강추위로 얼어붙었다. 아들이 신기하다며 만져본다.
▲ 동장대. (오후 3시 41분)
▲ 아들이 지쳐보인다. 이미 오래전부터 아들은 힘들어 했다. 다리,허리 그리고 마음까지...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언제 몇시에 집에 가느냐고 계속 내게 물었다.
나의 계획은 앞으로 대동문을 지나서 보국문에서 정릉계곡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정릉으로 하산한 후에 정릉 작은집에 들러서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갈 작정이다.
▲ 대동문에 도착할즈음 소방헬기가 북한산 주위를 몇바퀴 선회하더니 이곳 대동문 바로위 하늘에
정지하더니 어떤 환자를 싣고있었다. 나중에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그 환자는 발을 잘못 딛여 발목을
겹질렀다고 한다. 혼자 생각에 119로 호출하여 헬기를 이용하면 나중에 헬기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인가 생각해보았다.
♣ 에 필 로 그 ♣
보국문을 통해서 정릉으로 내려오니 시간은 오후 5시 30분경이었다.
정릉계곡에 내려오기전에 작은집에 전화를 했더니
사촌동생과 그의 여자친구만 있고
어른은 모두 결혼식때문에 부산에 가셔서 안계시다고했다.
할 수 없이 버스와 전철을 타고 집근처 백화점까지 와서 저녁식사를 했다.
아들은 모듬돈까스, 난 순대국밥.
식사를 하고 집에 오니 시간은 저녁 8시가 다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오늘 가장 힘든것은 아들이었다.
도선사까지 올라가는 아스팔트길에서부터 시작하여
오르고 내리는 돌계단에서 눈덮인 미끄럼부근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등산로에서
아들은 다리 아프다 허리 아프다 등이 아프다 집에 언제 가느냐...
수없이 힘들어하고 투정하고 짜증내고 또 아빠를 나무라고^^
아무튼 보호자인 나도 다 받아주느라고 힘들었다.
그래도 아들은 다음에 아빠랑 또 산에 가고싶단다.
그래, 아들과함께 오를때까지 올라보는거야 !
200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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