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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봉 산
♤일시: 2008.1.3 (목)
♤장소: 도봉산 (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에서 하차)
♤등산코스: 광륜사 ▷우이암 ▷도봉주능선 ▷신선대,자운봉,만장봉
어제는 딸과함께 수락산에 오르고
오늘은 아들과함께 맞은편 도봉산에 올랐다.
이번에는 나홀로 산행하려했다.
그런데 아들이 동생(서현)하고만 등산한 것을 투정하여 아들하고도
등산하는 것이 아빠로서 형평성이 맞는것 같아서 아들과 등산하기로했다.
내심 아들이 전보다 살이 많이 찌고 인내심이 부족한것 같아서 제대로
산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과연 정상을 구경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 1호선 성북역 플랫폼.
원래는 소요산에 가려고 했다.
그래서 1호선 전철을 타고 소요산역까지 가서 산행하려했다.
집에서부터 소요산역까지 전철 정거장수를 세어보니 43 정거장이었다. 그나마 소요산행 전철도
드물어 언제까지 기다릴줄 몰라서 일단 가까운 성북역까지라도 가서 소요산행 전철을 기다리기로...
그런데 일이 벌어졌다.
성북행을 타고오던 전철 안에서 난 아들을 빈자리에 먼저 않히고 난 등산배낭을 머리위 선반에
얹어놓았다. 그때 아들이 하는말 " 아빠, 가방을 거기다 놓으면 내릴때 놓고내려." 라고 걱정을 한다.
내심 난 아들에게 그런 것정은 하덜덜 말라고 자신하며 웃었다.
정말 말이 씨가된다고 그런 일이 벌어졌다. 원래 성북역에서 그대로 내렸으면 괜찮았을텐데
성북역 한정거장 전에(석계역) 전철이 도착하더니 전철 운전기사가 동두천,소요산 방향으로 갈사람
은 이번 정거장에서 내려서 갈아타라고 방송을 내보낸다. 그순간 난 아들과함께 불을 피하듯이 위도
안보고 전철밖으로 뛰쳐나왔다. 순간 아차하며 뒤돌아보니 전철문은 닫히고 스르르 전철은 성북역으
로 향했다. 아들은 가방을 놓고 내린것을 알아차리고는 울먹였다. 과자랑 음료등이 배낭에 있기때문
이다...
즉시 기둥에 붙어있는 역무실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역무실에서도 성북역
에 연락하여 배낭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성북역으로 가서 배낭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다시 소요산행 전철을 기다렸으나 언제올 지 몰라 동두천까지만 운행하는 전철을 탔다.
몇 정거장 가는데 도봉역이 나왔다. 순간 갈등이 느껴졌다. 다음은 도봉산역인데...내릴까 말까..?
소요산은 동두천에서 기다렸다가 또 갈아타고 가야하고 아직도 멀었고...가뜩이나 아들과 함께있으니
너무 무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정해다.
도봉산역에서 내려서 도봉산으로 가자...!
▲ 도봉산주차장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위용.
▲ 등산로로 들어가는 길가에는 유명 등산용품점들이 산악인들을 유혹했다.
▲ '자연속에서 한편의 시를 만나보십시오.'- 시인마을
▲ 북한산국립공원내 도봉산지구를 알리는 표지석 앞에서.
▲ 예전에 자주 오르던 자운봉코스. 그러나 이번 산행은 자운봉으로 바로 오르지 않는다.
▲ 계곡에는 지난 며칠의 추위로 얼어있는 곳이 있었다.
▲ 오늘은 우이암으로 올라서 도봉산주능선을 따라가 자운봉,신선대로 가려고한다.
▲ 본격적인 산행을 앞두고... 도봉산입구에서 산 등산용스틱(5,000원)을 소중하게 여기며 오늘 산행을
다짐한다?
▲ 옥천사터를 알리는 큰바위에 새긴 흔적.
▲ 큰바위에 앉아서 숨을 돌리고...
▲ 요기로 쏘세지를 한개 먹는다.
▲ 폭포교.
▲ 우이암으로 간다.
▲ 이 구간은 돌계단이 많다. 아들이 계단을 오르며 힘든 표정을 하고있다.
이제 시작일뿐이다. 오늘 산행의 10분의 1이나 되려나...
▲ 오르고 또 오르면 언젠가는 목표하는 정상에 도달하리라.
▲ 천진사를 지나 보문능선을 따라 우이암에 오르고, 다시 우이암에서 도봉주능선을 타고 자운봉으로
갈것이다.
▲ 보문능선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신선대,자운봉,만장봉의 우렁찬 모습.
▲ 소나무의 뿌리들이 앙상한 뼈처럼 등산로에 노출되어 있다.
수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에 뿌리를 덮었던 흙이 유실되고...고귀한 자연이 사람들에 의해서 훼손되는
구나. 다행이 요즘들어 나무뿌리를 �으로 덮어주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한봉지의 흙을 배낭에
넣고가서 노출된 나무뿌리에 뿌려주는 것이다.
▲ 우이암이 눈앞에 가까이 다가온다.
▲ 험한 급경사의 암벽구간을 오르고 있는 아들.
▲ 우이암 200m를 알리는 이정표.
▲ 우이암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을 올라간다.
▲ 우이암 오르는 계단의 중간에서 바라본 오봉...봉우리가 다섯개라서 오봉이라지.
▲ 그리고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과 만장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구간. 장쾌하게 뻗어나간다.
오늘 저 자운봉까지 아들과함께 갈수있을까...?
▲ 우이암.
▲ 우이암근처 바위밑에서 등산객들이 주는 음식물을 받아 먹고사는 고양이들...
웬 고양이가 이곳 높은 곳까지 왔는가 궁금하던 차에 옆에 있던 등산객 한분이 내게 말해줬다.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버릴데가 없어 이곳 산에 등산왔다가 고양이를 버리고 간다고...
그런 고양이들이 도봉산에도 많단다.
▲ 이제는 도봉주능선을 따라 자운봉으로 가야겠다. 자운봉까지는 2km...
▲ 아들은 점점 힘들어하고 오던길로 내려가서 집으로 가자고 조르기도 한다.
▲ 하지만 나는 아들을 계속 유인(?)하여 기어코 나의 목표점에 아들을 맞춰나간다.
▲ 도봉주능선에 있는 헬기장.
▲ 도봉산 정상까지 갈꺼야 안갈꺼야..?
사실은 기합 주는것이 아니고 두팔을 좌우로 십자처럼 벌리라고 했던것이다.
▲ 아들이 찍어준 유일한 나의 사진.
어제,오늘 계속 딸과 아들을 데리고 등산하는 것이 힘들구나...하지만 보람되고 즐겁다.
▲ 도봉산 주봉들을 배경으로...
▲ 아들도 하늘과 맞닿는 곳에서 포즈를..
▲ 하나,둘,셋,넷,다섯...오봉.
▲ 밧줄을 잡고서 암벽을 오른다.
아들은 동생이 수락산에서 바위를 오르고 밧줄을 타고 등산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고서는 자신도
동생처럼 해보고 싶어했다. 자꾸 암벽이나 밧줄이 나오면 좋아했다^^*
▲ 몸이 무거워 마음을 못따라가니 힘들수밖에...^^ 내가 사진을 찍고 바로 가서 아들 엉덩이를 밀어주었다.
▲ 이제는 잠깐 휴식하며 빵을 먹는다.
▲ 오봉을 바라보면서...
▲ 클로즈업 아들. 달아올라 불그스레한 볼...
▲ 귀여운 입술.
▲ 이제부터가 진짜 가장 힘든 구간이다.
등산을 잘하는 등산객에게는 즐겁고 스릴있는 구간이다.
▲ 위험한 구간이라서 쇠줄로프의 난간으로 보호하고 있다.
▲ 현위치에서 자운봉까지는 700 m정도 남았다.
▲ 다음에는 오봉을 올라 봐야겠다.
▲ 이 계단을 오른다고 끝이 아니다. 이 계단을 오르면 다시 내려가서 다시 돌아 계단을 올라야한다.
▲ 계단을 오르는 것은 힘들다.
왜 힘들게 산에 오르냐구?
▲ 또 오르고...
▲ 이제는 아들도 지쳐서 뒤로 누워버렸다.
아들아, 인생도 마찬가지로 힘들단다. 힘든 고통과 어려움을 이기고 나가야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더욱 소중하게 만끽할 수 있는 것이란다.
사실 인생의 90 퍼센트는 힘듦과 고통의 시간이고, 기쁨과 행복의 시간은 나머지 10 퍼센트밖에
안된단다.
▲ 드디어 자운봉이 바로 눈앞에 들어온다.
▲ 자운봉과 마주하는 신선대로 오르는 마지막 위험구간.
난 아들을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안내하여 이 구간을 벗어났다.
▲ 오늘의 목표지점 신선대에 올라 자운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아들.
▲ 아들아 수고했다.
너는 아빠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더 훌륭하게 등산을 했다.
솔직히 처음엔 네가 금방 지쳐서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 가자고 떼쓰면 어쩌나 하고 우려도 했단다.
오늘 등산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도 아빠를 따라 어떤 산이든 오를 수 있겠구나...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물었다
"내일 다시 산에 갈까?"
그랬더니 아들은
"응, 그래 가."
라고 흔쾌히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난 아들이 도봉산 등산에 힘들고 질려서 다시는
아빠따라 산에 가자고 하지 않을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들은 당당하게 산에 가자고한다.
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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