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
눈은 행복하였고, 다리는 고단했던...
△ 일 시 : 2015.1.17(토)
△ 장 소 : 남덕유산(1,507m)
△ 누 구 랑 : Z산악회 동반
△ 날 씨 : 맑음, 영하 5도 정도
△ 산행코스 : 육십령->할미봉->서봉->남덕유산(봉황봉)->월성재->황점마을
남덕유산!
남덕유산의 매력에 푹~빠지고 왔다.
참 대단한 산을 다녀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문득 예전에 다녀봤던 산악회의 이번주 토요일 산행을 보다가 남덕유산에 필이 꽂혔다.
덕유산에 가려져 내게도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었는데 웬지 기대보다 훌륭한 산일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남덕유산 산행기를 보더라도 괜찮은 산임이 분명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먼저 입금을 하고 산행신청을 했다.
처음에는 신청자가 몇 명 없었는데 주말이 다가오며 점차 늘더니 토요일 당일에는 만석이 되었다.
내 옆자리에는 보기에도 젊은 사람이 앉았는데 요즘 젊은이 답지 않게 산행을 좋아했다.
나보다 한 참 후배라 나중에는 말을 놓고 동생 대하듯이 편하게 산행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번에 남덕유산을 다녀오고서 덕유산을 다시보게 되었다.
호남쪽에 있는 산들중에 지리산과도 견줄만한 덕유산의 광활한 산세에 매혹되었다.
특히 남덕유산은 차라리 다른 이름으로 덕유산에서 독립하여 스스로 한 산세를 이루어도 훌륭할 산이다.
그래서 남덕유산은 다른 이름도 있는데 그 이름은 봉황봉이다.
덕유산 지도
육십령~남덕유산~삿갓봉~무룡산~덕유산~구천동계곡
오늘의 산행코스 지도
산행거리:12.5km, 산행시간:6시간10분
아침 7시20분 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산악회 버스가 출발한다.
산악회에서 나눠준 산행지도
나는 이때까지도 육십령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삿갓재에서 황점으로 하산할 장대한 계획을 갖고있었다.
중간에 금산 인삼랜드휴게소에서 한번 쉬어간다.
10:33분, 육십령에 도착
백두대간육십령 표지석이 크게 서있다.
이곳에서 육십령에서 출발할 등산객 9명을 내려주고, 나머지 35명은 영각사로 이동한다.
이쪽은 전라북도...고향이 가까운 곳이다.
10:36분, 산행을 시작한다. 이 길을 50m정도 가다가 왼쪽으로 올라간다.
이곳 육십령에서 서봉까지는 7.6km이다.
얕은 능선길을 걷는다. 눈이 조금 내렸다.
지난밤 눈이 왔는지 나뭇가지에 눈이 쌓여있다.
오늘의 산행이 기대된다.
서서히 경사가 올라가며 몸이 더워진다.
몸이 땀으로 답답해져서 내피를 떼어서 배낭에 넣는다.
가볍게 산행을 해야할 것 같다.
전망터 바위에서 바라본 겨울농촌..
할미봉까지 0.7km
나뭇가지 사이로 하얀 설산이 보인다. 아마 서봉이나 남덕유산이겠지..
편안한 눈길~
눈앞에 보이는 할미봉...초행 산행이라 지금은 저곳이 어딘지 몰랐다.
그곳에 올라서 표지석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는...
나뭇가지에 옅은 상고대가 붙었다.
올라갈수록 아름다운 상고대를 만날 수 있겠지?
하얀 나뭇가지가 되었다.
옆자리에 함께 동행한 동생이 찍어준다.
푸른하늘과 하얀 눈꽃
다소 가파른 구간을 올라간다. 하얀 나뭇가지는 다른세상으로 이끌어 가는듯하다.
아름다운 상고대를 만나니 눈을 뗄수가 없고 마음이 설레인다.
만지고싶은 상고대..
이곳으로 올라가면 할미봉 꼭데기다.
올라온 길을 내려다본 모습
봉우리에 올라오니 전망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온다.
할미봉에서 뒤돌아 보면 암봉이 있고 그 넘어로 장쾌한 능선이 가로지른다.
남덕유산을 가리고서~
남덕유산을 잘못 가리키고 있네..^^
서봉과 남덕유산
높이가 15m 밖에 차이가 안난다.
11:32분, 할미봉(1,026m)
할미봉에서
서봉까지 3.5km남았다.
아름다운 산하~~
두봉우리를 바라보니 마음도 넓어지고 당당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저기까지 언제가나...?
할미봉에서 내려가는 계단이 단체 등산객들로 많이 정체되어 있다.
거의 움직이지 않는듯이 아주 천천히 가는데 마음이 급하다~~
계단밑에 이르러서 보니 정체되는 이유를 알겠더라..
협소한 바위 암벽을 로프를 잡고서 한사람씩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었다.
매우 더디게~~
저 밑에도 역시 계속 정체되어 있다.
내려와서 올려다본 모습...저렇게 내려온다.
이곳을 통과하는데 15분이 걸렸다. 산에서 15분이면 엄청난 시간이다~~
내려와도 계속 어려운 구간이 이어진다.
중간 전망터 바위에서 바라본 서봉과 남덕유산~!
두 봉우리가 백설에 뒤덮혀 있다.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산처럼~~
앞으로 가야할 진행경로를 빨간점으로 표시했다. 이 길을 가야 한다니...
"참으로 엄청난 길이다"라는 것을 산행후에 알게 되었다.
최근의 산행중 다리 근육에 쥐가 나려하고, 다음날까지도 허벅지 근육이 아른할 정도의 산행은 없었다.
계단을 내려간다.
능선길을 걷고...
왼쪽은 두터운 눈으로 방호벽이 나있다.
아직은 갈길이 먼 딴세상, 남덕유산~~
습기를 머금은 눈이 잘 뭉쳐진다.
던질 곳도 없다.
능선을 따라 왼쪽에서는 계속 찬 바람이 불어온다.
아이젠은 처음부터 착용하고 간다.
아이젠도 이젠 교체할 때가 되었지...
국립공원 현수막 안내지도
서봉까지 3km...한 참 남았다.
12:38분, 점심대용으로 빵과 과일을 먹는다.
사과도 반쪽 나눠서 먹는다.
시간이 부족하여 여유있게 먹지는 못한다.
눈밭의 등산객들...
하얀 융단길을 걸어간다.
다시 만난 옆좌석의 동욱씨가 찍어줬다.
조릿대길~
점심식사를 하는 산객들...
눈꽃터널
상고대 아래서...
뷰티풀~~
오랜만에 깨끗한 상고대를 본다.
아.름.답.다.
설국세상
산죽과 눈꽃
좋다~^^
이런 맛에 산에 다닌다는~~
그대는 아름다운 산객이로다~~^^
남덕유산
가까이 바라본 남덕유
겨울산의 풍경
서봉을 배경으로..
만세!
남덕유산을 가리킨다.
남덕유의 기상!
왼쪽은 눈꽃이 반발...
힘찬 상고대...
조심해야할 구간
올려다본 모습
넘 활홀한 상고대 눈꽃...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에 숨이 멎는다...
상고대 터널을 간다.
넘 아름다워요~~
눈꽃터널
이래서 겨울산이 좋다~~
멈춰서서 마냥 바라보고싶다~~
가까이 당겨본 서봉
눈꽃 상고대 아래서 점심식사를 하는 낭만 산객님들...
서봉까지 1km를 남겨둔 지점을 지나간다.
지나온 뒷모습도 아름답다.
상고대를 만져본다. 생각보다 단단히 붙어있었다.
서봉으로 오르는 막바지 가파른 눈길 암릉~~
여기만 올라가면 서봉 정상이겠지...기대하며 올라간다.
바위 사이로 들어간다. 그리고 오른쪽 바위로 올라간다.
남들은 웬만해서는 안하는 행동이다^^
바위에 올라서 바라본 서봉자락의 바위
암벽
바위에 핀 설화
서봉에 다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올라오면 또 올라갈 곳이 펼쳐진다.
이미 다리는 힘들다고 신호를 해온다.
그렇게 올라왔는데도 아직도 0.5km가 남았다.
여기서는 0.5km도 멀게만 느껴진다. 왜냐면 가파른 암릉길이기때문이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버스안에서 누군가 옆에서 이 코스가 빡세게 힘든구간이라고 말하는 것을 엿들었다.
그 때는 들으면서도 별로 신경안쓰고 무시했다 .
힘들어도 올라가면 되지뭐~~하고...
올라가보자...끝이 나타나겠지~~
서봉을 향하여..
내려다본 모습
무엇이 보이는가...?
잠시 쉬며 쵸코렛바와 온수를 마신다.
다리는 고단해도 눈은 행복하구나~~!^^
수수께끼 요술도 아니고 아직도 서봉은 저쪽에 있네...
남덕유산(봉황봉)이 오히려 낮게 보인다.
정말 이곳만 올라가면 서봉이겠지...
남덕유산과 산군들..
뒤돌아본 모습
서봉 바로 아래 바위옆에서 등산객들이 뭘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
옷을 갖춰입는 것인지...간식을 먹고있는 것인지..
육십령에서 7.3km나 왔다.
진짜 서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구간!
하얀 동화세상이다~
오후 2:24분, 드디어 서봉에 섰다.
육십령에서 산행한지 3시간48분 만에 도착했다. 지도상의 예상시간(3시간30분)보다 더소요되었다.
아마 정체구간이 있어서 많이 지체되어서 그런것 같다.
오늘 산행코스는 육십령->서봉->남덕유산->월성재->삿갓봉->삿갓재->황점공원지킴터 이다.
황점마을에 오후 5시20분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했다.
이때는 정확하게 계산도하지 않고 막연하게 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지도상에서 앞으로의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보면 남은거리는 총거리는 9.8km,남은 총시간은 5시간15분!
지금 시간이 2시25분...남은 시간을 더하면 저녁 7시40분!
헐! 말도 안돼!!
과연 그 시간에 맞춰서 갈 수 있을까...이곳은 초행이라 시간을 예상할 수가 없었다.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산악회는 두팀으로 산행하는데 육십령 출발팀 9명과 영각사 출발팀 35명이 각각 출발했다.
서봉의 넓은 마당
저쪽이 남덕유산이라고...
눈꽃은 아른다워~~
왼손은 삿갓봉, 무룡산, 오른손은 향적봉,설천봉!
조만간 육십령에서 시작하여 내 뒤의 무룡산과 향적봉을 휘감고 무주구천동으로 하산하는 육구종주 를 해보리라!
서봉에서 바라본 덕유산 전경
다시한번 덕유산의 주능선을 바라본다.
환상적이다. 멋지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그리고 지금 가야할 남덕유산...봉황봉!
지금까지 서봉을 오르는데도 힘들었는데...다시 만만치않은 남덕유산이라니...ㅠㅠ
서봉에서 하산하는 깍아지는 계단!
깊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기다려라 삼각꼭지점 남덕유!
내 다리가 힘들어도 네 얼굴을 꼭 마주 보리라...
수북히 쌓인 눈길...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밟으며 간다.
힘들어도 상고대는 아름답기만 하구나~~
경사를 올라간다.
왜 이렇게 아름다운거야~ㅎㅎ
숨이 컥컥...턱밑 아니 코밑까지 차오른다.
긴~호흡을 연신 해댄다. 하얀 입김이 하얀 눈속으로 날아간다.
이쁘다
뒤돌아본 상고대속의 서봉!
지나온 서봉
눈속을 오르고~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아래서 가슴은 터질듯하고 다리도 쥐가 날듯 고단한데...
이게 무슨 조화람...^^
날 유혹하지 말아요~~~
눈속을 또 오르고~
나의 모습...힘든가 지쳤는가..?^^
아니면 행복한가..?
나도 누구를 따라서 상고대를 혀로 먹어본다. 차갑다. 찬 기운의 생명인가...!
또 걷고~
남덕유산 정상을 목전에 두고 상고대도 절정을 이룬다.
이 아름다움을 더이상 표현할 수가 없네..
차라리 침묵하고 조용히 감상하는 것이 좋겠다~
남덕유산 0.1km!
시간이 없어도 남덕유산을 오른다. 그리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삿갓재(대피소)방향으로 간다.
남덕유로 오르는 환상 눈꽃터널
남덕유산 정상부의 모습
오후 3:05분, 남덕유산 정상에 올랐다.
해발 1,507m
행복하다^^
남덕유산에서 바라본 덕유주능선...이 능선을 걷고싶다.
이런 광경은 참 행복한 순간이다.
서봉방향
남덕유산을 뒤로하고...
영각사에서 올라오는 방향
많은 산객들이 이동한다.
서봉이 서쪽에 있다.
누군가 비닐을 엉덩이에 대고 이렇게 간다..
월성재 갈림길이 보인다.
오후 3:40분, 월성재
황점마을까지 3.8km
이곳에서 삿갓재로 넘어가지 않고 바로 황점마을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삿갓재로 넘어가서 황점으로 하산하려면 시간도 부족하고, 체력도 고갈될것 같았다.
여기서 하산하기로 하니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
잠시 쉬면서 배낭에서 곶감을 꺼내서 먹는다. 3개를 연달아 먹었다^^
하산한다.
눈이 많은 경사를 내려가다보니 다리에 긴장이 더되고 힘도 많이 들어간다.
함께 온 산악회 명찰이 보인다.
왼쪽 능선으로 삿갓봉이 보인다.
문들 이들을 바라보며 생각이 들었다.
"저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산에 왔을까?"
"저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다리를 건너고~
아이젠을 벗는다.
황점마을로 간다. 얼마 남지 않았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서 간다.
오후 4시46분 에 남덕유산 산행을 종료한다.
다리에서 바라본 덕유산 자락
화장실에서 볼일도 보고 산악회버스를 찾아본다.
화장실에서 바라본 황점마을
산악회버스는 마을앞 도로의 맨앞에 있었다.
저 앞에 연두색의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고있다.
오후 5시 35분경, 모든 산객들을 태우고 서울로 올라온다.
오는 중에 무주리조트 앞에서 교통이 정체되어 한참을 기다려서 빠져나왔다.
몸은 고단하고 꽤제제~
남덕유산의 아름다운 눈꽃과 상고대, 그리고 장쾌한 덕유능선을 떠올리며 서울로 향한다.
집에 가면 샤워하고 푹 쉴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을 감사하며...
밤 9시20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줘서 전철을 타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금산인삼랜드휴게소에서 그리고 산행후 올라올때 신탄진휴게소에서 핫도그를 한개씩 먹었다.
추억의 맛 핫도그...
그 한개로 뱃속의 허기짐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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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안내산악회를 통해 남덕유산에 다녀오길 잘했다.
겨울동안 만나지 못했던 푸른 하늘아래 눈꽃과 상고대를 맘껏 감상할 수 있었고,
남덕유산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 다리는 고단했다는~~ㅎㅎ
산행후 3일이 지난 지금도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힘을 주거나 움직일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
그래도 기분나쁘지 않은 통증이다. 대견하고 뿌듯한 통증이라고 해야할까...^^
이렇게 힘들고도 마음은 또 다른 산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
2015.1.1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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